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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계 대출이자, 처음으로 이자소득 넘어서

김순덕 | 2017-03-29 08:00:01

지난해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해 대출 이자로 금융기관에 낸 돈이 이자로 벌어들인 소득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 포함)의 이자소득 잠정치는 36조1156억원으로 2015년(38조1717억원)보다 5.4% 줄었다.

가계 이자수지 사상 첫 적자…대출이자>이자소득_909457

 


연간 이자소득은 1996년(32조8927억원) 이후 20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가계가 이자로 지출한 금액(이자비용)은 41조7745억원으로 전년보다 12.6%(4조6624억원) 급증했다.

이자지출이 늘어나기는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이에 따라 가계의 이자소득에서 이자지출을 뺀 ‘이자수지’는 지난해 5조65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가계 이자수지가 마이너스로 된 것은 한은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이자수지는 외환위기의 영향을 받은 2000년 20조2501억원까지 늘었지만 2004년 13조8897억원에서 2005년 5조8503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2015년에는 흑자가 1조596억원으로 축소됐고 급기야 작년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저금리로 이자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크게 늘면서 이자로 낸 돈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금리 기조는 수신금리를 바닥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가계대출이 1300조원 넘게 급증하는데 영향을 줬다.

여기에 은행권 여신심사 강화 등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가계 이자지출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작년 말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8조2849억원으로 1년 사이 33.5% 늘었다.

은행들은 작년 6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한 뒤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내리며 가계 이자수지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1.89%포인트로 2015년보다 0.1% 포인트 확대됐다.

이자수지 악화로 인해 전체적인 가계소득이 줄어 소비부진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타뉴스 김순덕 기자 (duc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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