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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 삭감예산 의장 개입으로 부활?.. 논란 확산

서성훈 기자 | 2017-04-13 14:45:13

경주시의회의 비정상적인 예산안 처리에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적지 않은 의원들이 해당 예산안 처리를 반대했음에도 의장의 뜻에 따라 표결 등도 거치지 않고 삭감된 예산이 되 살아나 가결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주시의회 정현주 시의원은 13일 경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경주시의회 무력화 시키는 박승직 의장 행태 고발’ 기자회견에서 일부 예산안 처리(문화행정위원회) 과정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정 의원 등 3~4명의 시의원은 11일 문화행정위원회에서 2017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 중 ‘하이코 증축을 위한 입지규제 최소 구역지정 계획수립(3억원)’에 대해 사전설명 부족, 예산 편성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이에 따라 문화행정위는 하이코 예산안을 부결키로 하고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그러나 정현주 의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경 문화행정위원회의 전문위원이 의장실을 다녀온 후 예산안 항목 조정을 요구했다. 이어 부의장이 문화행정위 위원장(김동해)을 불러낸 후 몇분 만에 하이코 예산안이 가결됐다.

삭감된 예산이 해당 위원회에서 부활 된 후 가결되기 까지 표결 등이 없었다. 정현주 의원은 “의원들에게 물어 보니 의장의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하루 종일 같이 예산안 심사를 했고 반대하는 의원이 있었으면 이런 건이 이렇게 변경돼 가결된다는 말을 해주고 처리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예산의결 사항까지 의원들의 이야기를 단 한마디도 듣지 않고 의장의 뜻대로 좌우한다면 이는 명백히 월권이며 의원의 역할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당일 의사 결정의 마지막 단계를 좌우한 의장, 부의장, 문화행정위원장 간의 명백한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주 의원의 절차적인 문제 제기와 강력한 반발에 대해 당사자들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주시의회 박승직 의장은 하이코 예산 가결에 입김을 넣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엄순섭 부의장은 기자의 해명 요구에 “의장에게 물어 봐야 한다”며 모른척 했다. 김동해 문화행정위 위원장은 전화를 아예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문자 질의에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부결 조서가 나온 상황에서 의원들의 반대 의견을 반영하지도 않고 표결도 없이 해당 예산안을 가결 시킨 것은 비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잘못됐다”면서 “시의회 의장의 막강한 권한의 부적절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아니냐. 향후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현주 의원은 “7대 의회 후반기가 출범한 후 식물의회, 시장 2중대 등의 이야기가 들려왔다”며 “의원들 간에도 비판의 목소리 보다 침묵이 더 짙어져 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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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뉴스 서성훈 기자 (ab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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