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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1천억 달러 규모 IT 투자 펀드 설립...AI 및 IoT 투자

박은주 | 2017-05-21 17:12:52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IT 기업 소프트뱅크그룹이 첨단 기술 분야 및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펀드를 20일(현지시간) 설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산케이비즈 등 일본 언론들은 21일 소프트뱅크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공동으로 1000억 달러(약 112조 3,000억 원) 규모의 투자 펀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를 발족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펀드로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을 전문으로 한 투자 펀드다. 투자 대상은 대기업이 아닌 벤처 기업이다.

주요 투자자는 소프트뱅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외에 아부다비 정부가 운영하는 무바달라 개발공사, 애플, 퀄컴, 홍하이정밀공업, 샤프 등이다.

이 가운데 소프트뱅크는 자회사인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암 홀딩스의 일부 주식을 포함해 280억 달러(약 31조 4,440억 원)를 출자할 예정이며 10억 달러(약 1조 1,230억 원)를 출자하는 샤프 이외 나머지 투자자의 출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펀드 운영은 소프트뱅크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라지브 미스라 전략금융부문 대표가 담당한다. 그는 이전 도이체방크 채권 부문 책임자로 일해온 인물로 손 회장의 권유로 소프트뱅크로 자리를 옮겼다.

소프트뱅크 투융자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던 투자 결정은 런던에 본사를 둔 라지브 대표의 팀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손 회장은 "진정한 골드 러시가 시작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으로의 투자 대상에 대해 "의료 및 농업에까지 확산"이라고 지적하며 "로봇 산업도 유력한 후보임을 시사했다. 현재 예정된 투자 대상은 30 여 곳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IT 산업의 혁신에 대해 "모든 물건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IoT 시대의 도래,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AI의 진화다. AI에 의해 모든 산업이 다시 정의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펀드에 대해 "세계 벤처 캐피탈의 총액을 상회하는 거대 펀드"라고 지적하고 미국 서해안 실리콘밸리가 주도해 온 첨단 산업의 세계지도를 바꿀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이번 펀드가 벤처기업을 둘러싼 돈의 흐름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단, 과제도 남아있다. 손정의 식 투자는 소액 투자가 아닌 투자 대상의 주식을 20~40% 정도 매입해 최대 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 대상 기업의 연계를 강화하고 기업가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게 그의 투자 노하우다. 눈앞의 수익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투자액에 대한 평균 회수 기간은 약 13년이다.

따라서 단기 운용 실적이 요구되는 펀드가 아닌 초장기 펀드로 각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손 회장식 스타일을 관철시킬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운영의 투명성 확보도 문제다. 중동의 정부가 자금의 절반 이상을 출자하고 있으며, 현지의 정치 동향이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또 투자 대상을 놓고 손 회장과 중동 정부의 의향이 대립하는 경우의 해결 방법도 현재로서는 명확하지 않다. 



베타뉴스 박은주 기자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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