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CC, 10년 마른 눈물에 '울며 겨자먹기' 영종도 분양

한승수 | 2017-05-27 08:24:42

[베타경제=한승수 기자]'눈물도 마른 지긋지긋한 진절머리 사업장. ' KCC건설의 영종하늘도시 스위첸 분양을 일컫는 말이다.

분양을 늦추면 늦출 수록 빚이 눈덩이인 땅. KCC건설이 무려 10년 가까이 보유한 영종하늘도시 A35블록에서 'KCC스위첸'을 선보였다. 청약 미달과 미분양사태를 감수한 '울며 겨자먹기식'이다.

청약 결과는 예측 그대로였다. 2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무통장 2순위 청약마저 전용 84㎡의 주력형이 3분의 1가량 청약자를 찾지 못했다. 전용 84㎡ 미만 소형과 테라스형 등이 2순위에서 청약자가 공급가구를 넘어선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일반공급분 748세대(특별공급분 4가구 제외)에서 509명이 청약, 미달분이 239세대에 달했다.

©

영종하늘도시 스위첸 분양은 택지보유 10년만에 실시하는 고육지책으로, KCC건설의 한숨과 눈물이 스며있다.

지난 2007년 LH로부터 택지를 매수한 뒤 금융위기가 발발했다. 영종도는 미분양 무덤의 대명사이자 유령도시로 분양시장이 급전했다. 시장 여건이 성숙되지 않는 상태에서 보유택지의 이자는 눈덩이처럼 쌓여갔다.

KCC는 같은 시기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땅계약을 맺은 유승종합건설과 성우 등 5개 건설사와 함께 건설사로서는 '슈퍼 갑'인 LH를 상대로 힘들고 외로운 계약무효 소송을 벌였다.

제 3 연륙교와 지역난방 등 주요 도시기반시설을 건설키로 한 LH의 토지계약문서를 철석처럼 믿었는 데 '모르쇠'로 일관하는 건 계약 위반이며 기반시설이 없이 분양하는 것은 건설사를 사지로 모는 것이라며 위약금없이 계약해지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허위 과장 분양광고의 소비자에 대한 피해 배상과도 마찬가지로 토지 매수 건설사에게  LH가 손실을 보전하는 게 마땅하는 소송을 법정에 제기했다. 차선책으로 건설사가 영종도 땅 계약금을 포기하는 대신 수도권 다른 택지지구에 아파트용지를 대토해 줄것도 요청했다.

법원은 소송 당시 하루 100억원의 금융이자를 부담하는 등 빚더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LH의 손을 들어주었다.

갈수록 손실폭이 커지는 영종도 하늘도시의 땅은 '을'이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이었다. KCC건설은 비싸진 땅값을 자사 부담으로 최대한 낮추면서 이달 분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KCC의 분양가는 3억3,000만원대(전용 84㎡ 기준층, 유상 옵션 포함)로 영종도 분양시장에서 감내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영종도 분양시장은 그러나 냉랭했다.

택지비를 최대한 낮춰 분양했으나 청약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본지 확인 결과, 영종하늘도시 스위첸의 책정 택지비는 10년 전 매입 당시보다 30%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영종하늘도시 KCC스위첸의 분양가격은 실제 대림산업이 지난 3월 분양에 나선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2차'보다 비슷한 수준이다.

'e편한세상'의 산정 택지비는 매입원가에 비해 12% 증가에 그쳤다. 결국 분양원가에 택지비 비중이  양사의 가격경쟁력을 결정했다는 얘기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 냉각기에 가격경쟁력은 분양성공의 주요 변수다"며"대림산업의 단지규모(1,520가구)가 KCC건설의 2배에 달하고 입주시기도 2019년 1월로 8개월 앞서는 상황에서 원가압박 속 KCC건설의 다른 선택지는 없어 보여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지 부동산중개업계는 영종하늘도시에서 미분양 단지가 대림산업를 포함해 모두 8개 단지에 달해 경기 회복의 기대심리가 높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KCC 분양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기대난이라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한승수 기자 (hanss@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경제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