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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베트남으로 '골드러시'

박지수 | 2017-06-14 16:45:21

베트남 시장, '포스트 차이나'로 떠올라

젊은 인구층 70%…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 웃도는 등 성장가능성↑

롯데, 마트‧호텔‧제과 등 10여개 계열사 진출

유통업계가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국내 기업의 중국 사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시장은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업체로는 롯데, 신세계, 현대홈쇼핑, CJ 등을 꼽을 수 있다.

베트남 시장은 전체 인구 9000만명 중 70%가 30세 미만으로, 평균 연령이 28세에 불과하다. 또 2010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를 웃도는 등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나라로 손꼽힌다. 한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많은 유통업이 진출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14일, 롯데는 한국국제협력단과 베트남의 호치민 산업대에 ‘롯데-코이카 서비스 교육센터’ 개소하고, 롯데의 유통·서비스 노하우 전수에 나섰다. 사진은 롯데그룹 경영혁신실 오성엽 부사장(커뮤니케이션팀장/왼쪽), 호치민 산업대 응웬 티엔 뚜에(Nguyen Thien Tue) 총장(오른쪽)이 교육센터 강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롯데그룹

14일 롯데는 베트남 호치민의 호치민 산업대 캠퍼스 내에 세운 '롯데-코이카 서비스 교육센터(LOTTE-KOICA Service Training Center)'를 열고 롯데만의 유통·서비스 비법을 전해준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최근 유통·서비스 산업의 발전속도에 비해 베트남은 전문교육기관이 부족하다. 롯데그룹은 롯데-코이카 서비스 교육센터를 통해 유통·서비스에 관심 있는 구직자, 역량개발을 위한 중소상인, 관련 산업 종사자 등 연간 총 300여 명에게 현장에 필요한 컴퓨터 사용법, 위생관리, 고객 응대 방법 등을 알려줄 예정이다.

또, 롯데만의 비법과 역량을 체험할 수 있도록 베트남 호치민의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롯데리아 등 롯데 사업장에서 현장 실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저소득층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해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우수 교육생에 대해서는 베트남에 진출해있는 계열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채용과도 연계할 예정이다.

지난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롯데는 현재 백화점(2곳), 마트(13곳), 호텔(2곳), 제과, 홈쇼핑, 시네마(30개관) 등 10여개 계열사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 투티엠 스마트 에코시티 조감도.ⓒ롯데그룹

롯데는 오는 2021년까지 호치민시 투티엠 지구 약 10만여㎡ 규모 부지에 총 사업비 2조 원을 투입해 '에코스마트시티'를 세워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과 주거시설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20년에는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3300억 원을 투자해 전체면적 20만여㎡(6만3000여평) 규모의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개점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호찌민시에 문을 연 이마트 1호점 고밥점은 지난해 1분기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후 지난해 연간 419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8% 신장했다. 

▲베트남 고밥점에서 이마트 노브랜드 과자가 팔리고 있다. ⓒ이마트

이마트는 고밥점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현재 2호점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온라인, 모바일, T-커머스, 소형포맷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라오스·인도네시아·미얀마 등 동남아 신흥국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CJ 역시 베트남 시장 진출에 활발한 기업 중 하나다. 지난달 30일에는 CJ그룹 식자재유통 계열사 CJ프레시웨이는 베트남에서 물류센터 착공 소식을 전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2012년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베트남 단체급식 시장에 진출한 이래 현재 10곳을 위탁운영하고 있다. 올 연말쯤 완공될 물류센터는 신선식품을 저온상태로 보관·유통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은 물론 식품분석실도 갖추게 된다. CJ프레시웨이는 물류센터 건립을 통해 베트남 내 단체 급식과 현지 내수유통 사업을 확장하고 지난해 490억원의 매출 규모를 올해 7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베트남 김치업체 옹킴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현지 생선 가공업체 민닷푸드를 150억 원에 사들였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5년 7월 호치민시 인근 붕따우성에 CJ제일제당 51%, 스밋토모(일본종합상사) 44%, 치바 5%의 출자규모로 베트남 제분공장을 완공해 베트남 제분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2월 베트남 국영방송사 VTV와 손잡고 'VTV현대홈쇼핑'을 개국했다. VTV 현대홈쇼핑은 현대홈쇼핑과 베트남 국영방송 VTV(Vietnam Television)의 자회사인 'VTV Broadcom(방송기술업체)', 'VTV Cab(유선방송 사업자)'이 각각 50대 25대 25의 비율로 출자한 회사다.

VTV 현대홈쇼핑은 호찌민·하노이 등 베트남 전역에 24시간 홈쇼핑 방송을 송출하고 있으며, 한류 열풍으로 한국 상품 선호도가 높은 베트남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오는 2020년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베트남은 우리나라랑 정서적으로 비슷한데다 시장 잠재력이나 성장 가능성도 높아 포스트 차이나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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