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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미국 전역서 '신라면' 매운 맛 알린다

박지수 | 2017-08-16 13:19:06

미국 전역 4692개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최초의 한국식품
국방부, 국회 등 주요 정부기관에서 판매

농심이 미국 전역서 '신라면'을 앞세워 한국인의 매운 맛을 알린다.

16일 농심은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전역 4692개 월마트(Wal-Mart) 전 점포에 신라면이 입점했다"고 밝혔다.

▲농심 신라면이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한 모습. ⓒ농심

이로써 농심은 미국 전체 유통시장을 아우르는 거대한 판매망을 갖추게 됐다. 코카콜라, 네슬레, 켈로그 등 세계적인 식품회사 중에서도 대표제품만이 월마트 전 점포 판매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농심 신라면은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농심은 지난 2013년 세계 최대 유통회사인 미국 월마트와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직거래 계약을 맺은 이후 대도시 매장 중심으로 제품 공급을 늘려왔다. 4000여 개의 월마트 대형매장부터 시작해 최근 소도시 월마트 중소형 마켓까지 제품 입점을 모두 마쳤다.

농심은 월마트와의 1:1 직거래를 통해 미국 현지 시장에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월마트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영업을 진행했으며 매장 바이어와의 협업으로 신라면 진열과 판촉행사 등을 펼쳤다. 월마트 매출도 매년 약 30%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전 점포 입점이 완료된 올해부터는 매출이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된 것은 그만큼 브랜드 파워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월마트가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 켈로그, 하인즈 등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뿐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전역의 월마트를 판매 채널로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한국 식품 브랜드로는 놀라운 일"이라며 "4692이라는 숫자가 단지 매장 수를 뜻하는 게 아니라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자체 판매망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농심은 월마트와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에 기반해, 중소형 마트나 편의점, 슈퍼마켓 등 다양한 유통채널로의 입점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중 월마트에 납품하는 자체 물류체계를 개선해 현재 평균 3일 정도 소요되는 배송기간을 1일로 단축시키는 '월마트 ON-TIME'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카코 인근에 있는 물류센터를 확장해 중부와 동부지역 물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동엽 농심아메리카 법인장은 "농심은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현지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농심 특설매대(현지명칭 Road Show)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수년 내 일본 브랜드를 따라 잡겠다"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해 유로모니터 자료 기준, 일본 동양수산과 일청식품에 이어 미국 라면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팔리는 농심 신라면. ⓒ농심

농심은 신라면을 앞세워 미국 심장부인 핵심 정부기관에까지 입점을 추진하는 등 미국시장 공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신라면은 미 국방부(Pentagon), 국회의사당(US Capitol) 등에서 라면류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팔리고 있다.

농심이 처음 미 국회의사당과 국방부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5월. 약 2만5000명이 근무하고 하루 방문자만 5000여 명에 달하는 국방부와 미국 정치의 상징인 국회의사당 입점은 매출을 떠나 미국 내 브랜드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라면 종주국 일본의 라면 브랜드도 입점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농심은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웠다. 농심은 미국 진출 당시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일본업체와 달리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미국에서 라면을 저렴한 음식으로 포지셔닝하기 보다, 스파게티 등의 면 요리와 대등한 위치에서 고급화를 추구했던 것. 이러한 신라면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미 정부기관의 오피니언 리더십과 적절히 부합했다고 볼 수 있다.

농심은 미국 국회의사당과 국방부를 비롯해 국립보건원(NIH), 특허청(USPTO) 등 7개 정부기관에 신라면, 신라면블랙, 너구리, 김치사발면 등을 판다.

김병오 농심아메리카 뉴욕지사장은 "스위스 융프라우, 칠레 푼타아레나스 등 세계 랜드마크에서 판매되는 신라면이 이제는 정부기관을 비롯해 미국의 관문 뉴욕JFK공항과 워싱턴 공항, 주요 대학인UCLA, 뉴욕대 등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한국의 맛을 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미국 백악관, 항공우주국(NASA), UN본부 등 또 다른 기관에도 신라면 입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심 신라면은 한국인의 매운맛을 콘셉트로 1986년 첫 선보여 현재 라면시장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신라면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약 7000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한국의 맛을 알리는 식품외교관 역할을 다하고 있다.

1971년 미국 LA 지역에 처음 라면을 수출한 농심은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농심은 신라면 이외에도 인기 브랜드인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육개장사발면 등을 현지 생산, 판매해 미국 내 다양한 인종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생생우동을 비롯해 메밀소바, 멸치칼국수 등 별미제품들은 수출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끈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이나 맛짬뽕, 볶음너구리 등 수출 신제품은 교포 및 화교시장에서의 입소문을 바탕으로 인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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