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먹거리 찾기 사활 현대차·포스코 '선두전략' 포인트는

글쓴이 : 김혜경 기자 hkmind9000@betanews.net

등록시간 : 2017-09-11 18:14:04



[김혜경기자]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소는 무엇일까? 양성자 1개와 전자 1개로 이뤄진 원소 기호 1번 수소(H)다. 우주 분자 90% 이상이 바로 이 수소로 이뤄져있다. 우주 초기 ‘빅뱅’으로 생성됐을 것이라 추측되는 수소는 헬륨(He)과 더불어 태양을 구성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수소는 작고, 가벼우며, 흔하지만 그 어떤 물질보다 중요하다. 산업계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는 디젤,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를 대신할 기술 중 하나로 수소차를, 철강업계는 ‘수소환원제철법’이라는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기술에 몰두하고 있다. 환경이슈와 맞물리면서 ‘가장 작은 원소’에 산업계가 미래를 걸어보는 모양새다.

◆ 내연기관차의 미래 모습은?

/ 현대자동차 제공

몇 년 전부터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미래형 자동차 이슈를 두고 ‘자율주행’과 ‘친환경성 연료’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특히 후자의 경우 ‘내연기관차의 미래는 수소차인지, 전기차인지 혹은 공존’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펼쳐왔다. 최근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여파로 디젤차 퇴출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각국 정부와 업계는 대안에너지 차량 개발과 보급화에 분주한 분위기다.

수소차와 전기차로 크게 대안이 갈리는 가운데 미국은 ‘테슬라모델’을 내세워 전기차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각각 ‘도요타모델’과 ‘현대모델’ 앞세운 일본과 한국은 수소차에 좀 더 집중해왔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차를 함께 개발하는 멀티옵션 전략을 취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제조면에서는 후발 주자지만 보급에서는 한 발 앞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소차는 연료로 디젤이나 가솔린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차량이다. 현재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모델의 정확한 명칭은 ‘수소연료전지차(FCEV)’이며, 도요타의 ‘미라이’와 현대의 ‘투싼ix FCEV’, 그리고 내년 초 출시될 신 모델이 대표적이다. 

수소차는 수소충전소에서 공급된 수소가 차량 내 연료전지로 공기 중 산소와 결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동력으로 활용한다. 배기가스가 아닌 물만 발생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친환경차량으로 분류해왔다. 

현재로서는 전기차보다 짧은 충전 시간으로 먼 거리 주행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지만 수소 유출 우려와 관련된 안전성, 전지팩 크기 등 개선해야 될 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수소차 대중화의 관건은 수소보급 인프라에 달려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국내 수소충전소는 총 11개로, 일본의 10분의 1 수준이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수소차 보급 수를 9000대까지 끌어올리고 수소충전소도 80개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전기·수소차 등이 단기적 방안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친환경 대안 차량으로서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든 수소·전기차든 중요한 것은 친환경차량 아젠다에 있어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는 데 있다”면서 “전기차의 경우 전기를 생산하는 화력·원자력발전과 연관지어 본다면 폐기물 처리 등 발전소 가동 비용까지 포함시켜야 하고, 수소차의 경우는 수소를 제조·운반하는 과정까지 들어다 봐야하므로 100% 친환경차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비교를 해본다면 단기적으로는 기술 장벽이 낮기 때문에 전기차가 최소 10년에서 20년 정도 우세하겠지만 도로 위에 전기차가 깔릴 즈음해 수소차가 대안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면서 “수소충전소 구축 등 인프라 관련 문제가 현 수소차 사업에 하나의 장벽은 맞지만 이는 정책상 문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 철강업도 ‘청정제철법’에 집중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규제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면서 철강업계도 변화를 통한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기존 제철공정이 아닌 청정제철법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수소환원제철법’이 주목받고 있다.

철강환원공정이란 철과 산소가 결합된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고 순수한 철 성분만 얻어내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는 산소를 탄소와 결합시켜 이산화탄소 형태로 제거하는 ‘탄소환원제철법’을 사용했다.

기존의 제철공정은 철강 1톤 생산 시 약 2톤 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된다. 철강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3.2%, 국내 총 배출량에서는 15.1%를 차지한다.

반면 수소환원법은 산소와 고농도의 수소를 결합시켜 물의 형태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수소를 사용한 공정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시키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기술 상용화될 경우,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지 않고도 철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수소환원공정이 이슈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9월 30일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철강·석유화학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친환경 첨단 고로 개발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민관이 올해부터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었다.

현재 일본과 미국,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해당 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지난 2008년부터 해당 공정을 연구하는 중이다. 다만 상용화는 2020년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수소환원법을 상용화하는 업체가 세계 철강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