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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보복 장기화에 곳곳서 '파장'… 면세점업계 피해 전방위 확산

박지수 | 2017-09-13 18:55:15

시내 면세점 증가, 특허수수료 인상 등 악재 겹친 면세점업계
사드 장기화… 사업권 포기·대규모 구조조정 등 '악전고투'
조직 축소‧인력 감축… 대규모 '실업' 상황 일어나나?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면세점 업계가 중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사상 최악의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3월 15일부터 중국 정부가 한국여행을 금지하는 '금한령(禁韓令)'을 내리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 의존도가 컸던 면세점 업계는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신규 면세점 특허 발급으로 인한 출혈 경쟁과 과도한 수수료 문제 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금한령 6개월… 면세점 업계 적자 심화

중국이 금한령을 내린지 6개월이 지나면서 면세점업계의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실제로 면세점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 298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신라면세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8%, 47%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은 43억원의 적자를 봤다. 

◆공항면세점 임대료 갈등 확산… 소송전으로 확대

13일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일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면세 산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 변경 방안을 제시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롯데면세점은 5년 간의 계약기간 동안 최소 1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롯데면세점은 다음 달을 분수령으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인하를 위한 협상 테이블이 조성되지 않을 경우 전면 철수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면세점 협회를 비롯해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 기업들은 공사에 임대료 감면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측이 임대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6일 삼익악기를 운영 중인 삼익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 감액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임대료 인하는 소송전으로까지 확대됐다. 삼익면세점은 매출의 약 40% 수준을 임대료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의 면세사업자 시티플러스는 항공편 증편 등 계약 당시 상업성을 부풀렸다며 한국공항공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직 축소‧인력 감축… 대규모 구조조정 신호탄 되나?

사드 여파로 인해 적자가 불어나자 일각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에서 일하는 인력은 롯데면세점 직영 사원 120여 명과 판촉 사원을 합쳐 총 1500여 명에 이른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서 철수할 경우 입점·납품 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해 대규모 실직 상태가 된다.

최근 한화그룹 계열 유통기업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던 면세사업본부 조직을 시내면세점 단일 체제로 축소했다. 관련 인력도 초기 200 명에서 120여 명으로 40%나 줄였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손실이 27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은 영업시간과 영업면적을 줄였다. 국내 최초 심야면세점을 내세우며 일부 매장은 오전 2시까지 영업했으나 전 영업장 영업종료 시간을 오후 11시로 앞당겼다. 영업 층수도 9개 층에서 7개 층으로 줄였다. 두타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170억원에 달한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도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6개 층에서 지상 1∼4층만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 인력도 초기보다 30여 명 줄였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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