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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사드 보복'에 결국 중국서 롯데마트 철수

박지수 | 2017-09-14 18:20:31

사드 추가 배치 이후 보복 장기화 확실시 되자 최근 결단
롯데지주 설립 앞두고 中사업 불확실성 해소 차원 해석도
최근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 선정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의 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가 중국 내 롯데마트 사업을 접는다.

14일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매장을 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당초 롯데마트는 중국에서의 철수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비용과 불투명한 전망 등으로 인해 고심 끝에 매각을 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롯데마트 중국 매장의 매각을 위한 파트너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직 매각 범위는 정해진 상태는 아니며, 매장 전체를 파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매각에 들어가는 것은 맞다"며 "그러나 전체를 매각할지 부분을 매각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중순경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입어왔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112개 점포 중 74점은 영업정지됐고 13점은 임시 휴업중이다. 운영 중인 나머지 점포도 휴업 상태와 다름이 없는 상황으로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버티기' 작업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은 지난 3월 증자와 차입을 통해 3600억원을 마련해 수혈한 데 이어 최근에도 3400억원의 운영자금을 추가로 수혈했다.

롯데가 그동안 중국 내 롯데마트 매각을 자제한 채 버텨온 것은 중국에 진출한 20여개 타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사드 4기의 추가 배치를 마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버티는 데 따른 손실이 훨씬 커지게 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 내 롯데마트 누적 매출손실은 5000억 원대로, 향후 예상되는 손실은 올해 말까지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당국의 롯데마트에 대한 규제는 더욱 심해졌다.

베이징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해 롯데마트 주셴차오점과 양차오점에 대한 점검 결과, 발전기 23대와 변압기 4대의 에너지 사용이 과도하다며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리고 최근 몰수처분했다. 

한편 롯데그룹이 2008년부터 3조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도 사드 여파로 지난해 12월 중단돼 재개를 못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1위 롯데면세점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지난해 2326억원에서 96.8%나 쪼그라들었다.

롯데 관계자는 "철수하지 않기 위해 많은 애를 썼지만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어 매각 쪽으로 결정하게 됐다"며 "마트 외 다른 부분 매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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