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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턱 못 넘는 한국 게임, 문제는 '사드'가 아니다

박상범 기자 | 2017-09-20 15: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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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에서 한국 게임의 판호 획득이 사실상 중단되며 중국 시장 진입이 막힌 이 상황에서 사드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잇따라 제기됐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중국 시장과 중국 게임에 대한 전문가 국회 간담회’가 열렸다. 이 간담회는 사드 사태를 계기로 한국 게임의 판호 획득이 불가해지며 중국 시장에 진입이 막힌 반면 중국 게임들이 한국 시장에 대거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으로 중국 시장 전략과 제품 전략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시작에 앞서 “앞으로 중국 게임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내부적 고민이 필요하고 중국과 합작하는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중국에서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도전정신이 떨어지고 정체되어있지만 중국에서는 젊고 참신한 새 인재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직접 봤다. 다시 젊은이들을 게임 업계로 불러들일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엑솔라코리아 류명 대표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미르의전설2’ 분쟁 직후, 모바일 게임은 사드 배치 발언 후 판호 발급이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사의 중국 진출에 있어 판호가 핵심 걸림돌인지, ‘중국에서 이제 한국 게임을 찾는가?’라는 생각을 다시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0위 중 중국 게임이 6개이고 메이저의 지위까지 확보하면서 중국 게임은 더 이상 마이너나 하드코어 게임이 아니게 됐지만 한국 게임은 중국에서 경쟁에서 밀리며 상위권에 안착하지 못하는 걸 많이 봤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중국은 이제 더 이상 한국 개발사를 우대하지 않으며 BM이나 유저 대응방식, 현지화 문제로 국산 대작도 실패하는데 비해 중국 게임은 한국 게이머에게 꾸준히 어필 중”이라며 “이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게임 방식과 다양한 BM 발굴 등 중국 게임을 벤치마킹하면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중국 시장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강조한 엑솔라코리아 류명 대표



영산대학교 이승훈 교수는 현재 중국에선 모바일 게임의 품질 개선, 그리고 대작화된 온라인-모바일 게임들의 해외 진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e스포츠 산업과의 접목, 신기술의 결합,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 유명 IP 기반 모바일 게임 개발 등이 트렌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중국에서 검증 받은 개발력과 좋은 조건을 기반으로 한 중국 게임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국내 중소 개발사들의 생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 1~2년 후에는 국내에서 대기업 외엔 모바일 게임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게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통합 관리체계 구축, 규제 개혁을 통한 긍정적 인식 확대, 제작지원 정책 변경을 통한 투자 환경 개선, 제반 인프라 강화, 유명 IP 활용을 통한 제작 환경 강화 및 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 역시 “사드 이슈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고 제품 경쟁력과 산업 경쟁력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위 교수는 “2000년 후반부터 한국 게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심각하게 떨어졌다. 이는 늦은 유저요구 대응속도, 작품을 만드는 개발자의 제품 컨셉트, 제품 전략의 고급화가 원인이었다. 이것이 10년 전 이야기인데 그 동안 변한 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중국을 넘어 중화권에 대한 공략과 향후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어 버전에 의한 동남아 등을 통한 우회 전략이나 원스토어와 유사한 글로벌 테스트 스토어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IP 기반의 게임 개발 전략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제조업에서 했던 중국 생산 전략처럼 기존 국내 IP를 중국 게임업체를 통해 개발하는 방법도 사드 장벽을 넘는 전략 중 하나라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중국 게임에 대한 심의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국 게임 심의 강화를 주장한 중앙대 위정현 교수


팔팔게임즈 최승훈 대표는 “개발사 입장에서 봐도 사드 이전에도 중국의 다양한 규제로 인해 실패를 겪었다. 이제는 너도나도 중국 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하는데 이는 국내에서의 개발 환경의 어려움, 그리고 의욕 저하가 그 원인 중 일부다. 게임학과도 많이 줄었는데, 이는 게임산업에서 인생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게임위도 대부분의 해외 게임은 잘 심의해준다. 그에 비해 국내 게임의 심의 기준은 높아서 제재가 많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신규 개발사의 창업도 걸림돌이 많다. 지원을 받는데도 다양한 규제가 존재하는데 개발과 창업에 대한 금전적 지원과 규제 완화, SDK 통합에 대한 연구 등 다양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명지대 김정수 교수는 “사드 문제가 핵심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 그리고 한국의 게임 경쟁력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중국이 우리의 핵심 시장인가, 정책의 중심을 무엇으로 해야 할 것인가가 관건인 것 같다. 그리고 향후 게임 경쟁력은 기술 중심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국내 산업 중 선도적이었던 LCD의 예를 들었다. 처음에는 선도적 위치였으나 중국의 대량생산, 원가절감 등 산업적 장점 때문에 점유율이 밀렸다. 이에 각 회사는 선도 기업으로 방향을 돌려, OLED로 선도했는데 이를 게임 산업에서도 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 시장의 의존도는 결국 위협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이를 낮춰야 한다”며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적극적 협업을 통한 공략, 남미나 동남아 주변 등 신규 시장 개척 등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책에서는 규제는 줄이고 진흥은 늘려야 한다. 정부나 공공주체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직접 인프라 구축하고 시장을 찾아내 리드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국게임전문기자클럽 곽경배 간사는 “사드는 국가적 문제고 업계에서 이를 해결할 순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개선점 외에는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가 중국 시장에 너무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은 약 12조 정도인데 그정도 규모 시장은 더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자율심의가 뿌리내리는 단계에서 중국 게임에 부당한 제재를 가할 순 없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중국게임 가져와서 벌고 빠지는 일부 업자도 마찬가지로 제재할 순 없다. 게임에 대한 모두의 의식을 바꾸지 않는 한 대안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병관 의원실 주최로 열린 이번 간담회는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준비위원회가 주관하고 한국게임학회, 인터넷기업협회,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문화콘텐츠기술학회, (사)콘텐츠경영연구소가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