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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반포주공1 빅매치 ⓛ]재건축 '백미'…GS vs 현대 최종 승자는?

조항일 | 2017-09-26 08:42:32

현대와 GS CEO, 정수현 vs 임병용 수주 전면에

돈도 되고 살기 좋은 브랜드 누군가 '용호상박'  


[베타뉴스/경제=조항일 기자]"GS건설과 현대건설의 CEO가 전면에 나서면서 상호 비방전 등 막판 샅바싸움이 극에 달하자 정부마저 가세, 정작 조합원이 원치 않는 피해를 보고 있는 기분이다"

지난 25일 반포주공1단지의 한 주민은 최근 단지 재건축을 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들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5300여가구 넘는 강남 역대급 재건축으로 시공사 선정을 불과 이틀 앞둔 이 단지는 차세대 재건축 아파트의 지평을 열고 있으나 한치 양보없는 '치킨게임'에 재건축 수주 사상 최약의 진흙탕 싸움이 치열하다.

현대건설의 '반포 디 에이치 클래스트'인가,GS건설의 '자이 프레지던스 반포'인가. 양사는 그룹의 전략적 지원 하에 정수현 사장과 임병룡 사장이 수주전의 전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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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1·2·4 주구)에 자사에 자사의 브랜드 달기는 압구정 등 향후 수백 조원에 달하는 고부가 재건축단지의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 © 서초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은 양사 CEO가 수주 전면전에 나섰다. 조합원의 최종 선택은 돈되는 살기 좋은 브랜드가 될 전망이다. [베타뉴스/경제 DB]

GS건설과 현대건설의 반포주공1단지 제안에서 핵심 쟁점은 조합원의 수익성 극대화와 함께 얼마나 살기 편한 집을 짓느냐다.

이 주민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사업비와 단지 설계 등에 파격적인 제시안이 결국 재건축 사업비에서 충당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조합원의 대부분은 알고 있다"며 "부산 등 재건축 단지에서 이사비 지원 단지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 데, 정부가 나서 사유 재산을 침해하는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시장경제에 이율배반적이다"고 푸념했다.

반포동 T부동산중개사는 "현대건설의 파격적인 이사비 제안은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떨어진 GS건설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조합원들의 큰 호감을 받았다"면서 "이는 살기 좋은 집을 짓겠다는 소프트웨어적 감성 측면에서 조합원에게 호감을 얻은 GS건설의 표를 잠식하기에 충분한 카드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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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당초 이사비용으로 가구당 7000만원, 총 1600억원에 달하는 무상지원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이를 위법 소지로 판단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새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한 규제 입김에 반포주공1단지가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준 사례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이 이번 입찰에서 이사비 무상지원 항목을 제외하면서 수주전 양상이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GS건설과 현대건설의 날선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회심의 카드를 잃어버린 현대건설은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적정 이사비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GS건설도 부산 사업지에서 이사비 5000만원을 제안했다"며"현대건설의 이사비 지원은 어떤 형태로도 지원될 것이다"면서 물량공세의 여지를 남겼다.

이어 "GS건설도 올해 초 경기 광명12R에서 3000만원, 작년 말 부산 재개발 사업지 우동3구역에서 5000만원(대여 포함) 등 이사비를 제안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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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즉각 반박했다. "국토부가 위법소지가 있다고 한 부분은 공짜로 주는 '무상 이사비' 부분이다"며 "광명 12R에서의 무상 이사비 지급은 전혀 없었고 부산 우동3구역에서도 1000만원에 불과했다"고 해명했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의 공방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엘루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조합 주최 시공사 선정 합동 설명회에는 CEO인 임병용 GS건설 사장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참석했다.

당시 설명회에서 임 사장은 현대건설이 입찰제안서 상세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GS건설의 핵심요지는 입찰제안서 상세 내역을 공개하라는 것"이라며 "같은 내역이 GS건설은 1600페이지, 현대건설은 250페이지라는 것은 상식 이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건설의 블러핑을 막고 선정 후 빠져 나가는 것을 방지하며 조합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내역을 신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수형 현대건설 사장은 "논란이 된 이사비는 지자체와 조합의 협의를 거쳐 조합원들 모두의 이익으로 돌려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보증을 위해 안이 마련 되는대로 이행보증증권을 제출하겠다"고 맞대응했다.

일단락되는 듯 했던 이사비 논란이 보도자료 등을 통한 2라운드 공방전으로 번지는 사이 반포주공1단지의 주민들의 표심도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반포주공1단지 인근 상가의 K부동산 관계자는 "주민들이 무상지원 이사비 포기에 아쉬워하는 분들이 상당하다"면서도 "이사비보다도 하루빨리 시공사 선정을 통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를 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조합원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세기의 재건축 수주전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의 최종 승자는 오는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총회에서 가려진다.

▲ © 반포주공1단지 입찰 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GS건설과 현대건설의 날선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과도한 언론 등의 과도한 집중 속에 불편한 심기가 역력했다. 사진은 반포주공1단지 전경./사진=조항일 기자.

베타뉴스 조항일 기자 (hijoe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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