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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출범]신동빈 회장 '뉴롯데' 첫 발…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결

박지수 | 2017-10-12 17:59:40

롯데제과 등 4개 상장사 분할·합병 통해 자산 6조 규모 지주사 탄생
신동빈 회장 지분율 13%, 신동주 지분율 0.3%
신 회장 경영권 강화,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식
순환출자고리 50 → 13개로 대폭 줄어… 경영투명성 제고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 4.5%… 신동빈 회장 지분 3분의 1 수준에 불과

▲12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진행된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는 모습 ©롯데그룹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새로운 기업가치를 창조해 나갈 롯데의 비전을 알리는 시작입니다. 향후 롯데그룹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롯데그룹은 "한국 사업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4개 상장 계열사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 주식회사(이하 롯데지주)가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 17개팀으로 구성되며, 전체 임직원 수는 170여명 규모로 출범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롯데지주의 자산은 6조3576억 원, 자본금은 4조8861억 원 규모다.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자회사는 총 42개사이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138개사가 된다.

롯데지주는 그룹 총수인 신동빈 롯데 회장과 전문경영인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사외이사진은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으로 구성됐다.

이로써 롯데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계속 천명해온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과정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롯데는 앞으로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의 방식으로 국내 편입계열사 수를 70개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 2∼3년 뒤에는 화학과 관광 계열사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호텔롯데의 상장과 추가 분할ㆍ합병 등을 거쳐 완전한 그룹 지주회사 형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12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이 진행됐다.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임직원 대표 및 사내외 이사들과 함께 출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롯데지주 직원대표 가치경영실 민지호 책임, 재무혁신실 심지연 대리, 사외이사 권오곤 김앤장 국제법 연구소장, 사외이사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사외이사 곽수근 서울대학교 경영학 교수, 사외이사 김병도 서울대학교 경영학 교수,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직원대표 재무혁신실 백철수 수석. ©롯데그룹

◆지배구조 단순화… 순환출자 고리 50 → 13개로 대폭 축소

이번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통해 롯데제과 등을 중심으로 4개 회사가 상호보유하고 있던 지분관계가 정리되며, 순환출자고리는 기존 50개에서 13개로 대폭 줄일 예정이다.

순환출자는 한 그룹 안에서 A기업이 B기업에, B기업이 C기업에, C기업은 A기업에 다시 출자하는 식으로 그룹 계열사들끼리 돌려가며 자본을 막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5년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드러날 당시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고리는 지난달 말 기준 67개로 줄었다.

롯제지주는 법적 요건에 맞추기 위해 6개월 내에 남은 13개의 순환출자고리를 처리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이번 순환출자 고리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 돼 경영투명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임병연 가치경영실 부사장은 "내년 3~4월 말까지는 남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 할 것"이라며 "방법은 현물출자나 분할합병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 자금 이동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가장 먼저 편입될 자회사로는 28개사를 추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롯데지주가 배당을 많이 받을 수 있고 실적이 좋은 회사 위주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경영권 강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역시 더욱 강화됐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3.0%이다. 특수관계인 등 우호지분까지 더하면 신동빈 회장 측 지분율은 최대 50%에 달한다.

반면에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율은 0.3%에 그쳤다. 그룹 전체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된 것.

이밖에 ▲신격호 명예회장 3.6%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2.0% ▲한국 롯데계열사 27.2% ▲롯데 재단 5.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에 항의하는 뜻으로 보유하고 있던 한국 롯데 계열사 주식 대부분을 매각했다.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보유 중인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의 주요 계열사의 97% 가량을 매각했다.

이날 오성엽 롯데그룹 커뮤니케이션실장(부사장은) "경영권과 관련해서 수차례 이벤트가 있었다"며 "경영권에 대해서는 롯데그룹 경영권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동주 부회장 측에서 주식매수 청구 통해서 지분 대부분을 정리했다"며 "과거 지분 가지고 했을 때랑은 좀 다른 양상으로 하지 않을까 싶은데, 경영권 분쟁은 이미 보시다시피 확고하게 결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매각을 통해 보유한 자금 7000억원으로 일본 롯데그룹 경영권 장악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 역시 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은 4.5%로 신 회장 지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는 "지주사 전환으로 롯데그룹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호텔롯데 상장은 아직 숙제

그러나 그동안 중간지주사 역할을 해왔던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구조는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100%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롯데의 단일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을 28.1% 지니고 있는 대주주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의 한국 계열사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핵심작업인 호텔롯데 상장이 주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이날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는 "호텔상장에 대해서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주주 사드문제로 인해 상장 됐으면 오히려 주주가치 손상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은 중장기적으로 검토를 계속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텔상장과 관련 이봉철 롯데그룹 재무혁신실장(부사장) 역시 "사드 문제도 있어서 상장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지주 CI ©롯데그룹

◆새로운 기업이미지(CI) 공개

이날 롯데그룹은 롯데지주회사 출범과 더불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 제작된 심볼을 발표했다.

새로운 심볼은 올해 롯데그룹이 제정한 비전인 '생애주기 가치 창조자(Lifetime Value Creator)'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고객의 전 생애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심볼은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붉은색 바탕이다. 심볼의 둥근 마름모 형태는 롯데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 부지를 조감했을 때 모양을 본떠 활용했다. 좌측 하단의 점은 고객의 '삶의 시작'을, 연속되는 선은 고객의 전 인생에서 가치 창출을 실현하고자 하는 롯데의 정신을 드러냈다.

이번 심볼은 제 4차 산업혁명과 e커머스 표현하는 소문자 'e'로도 읽힐 수 있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자 하는 정신도 담고 있다. 새로운 심볼은 임직원 배지와 명함 등에 도입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1978년부터 34년 동안 둥근 원 안에 알파벳 'L'이 세 개 들어가 있는 '3L' 모양을 심볼로 사용했다. 이후 2012년 신동빈 회장 주도로 현재의 롯데 영문 표기(LOTTE)로 바꾼 뒤 지금까지 사용해왔다.

임병연 롯데 경영혁신실 부사장은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붉은색은 도전과 열정을 나타낸다"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객들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해 인류의 풍요로운 삶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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