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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엔터프라이즈 “위큐브 TV·모니터, 품질로 승부하겠습니다”

최낙균 | 2012-06-01 18:37:11


“지금까지 수출이 주력이었습니다. 이제는 국내 시장 공략을 목표로 둡니다.”

 

우성엔터프라이즈 조현준 이사는 인터뷰 첫 말머리로 미래목표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그가 몸담은 우성엔터프라이즈는 경기도 시흥에 둥지 튼 TV·모니터 제조업체로, 2005년부터 부품 제조 공장을 만들어 각지에 수출, 2009년부터는 자체 브랜드 ‘위큐브(Wecube)’ TV와 모니터 제품까지 생산해왔다. 연혁과 햇수를 따져보면 중견기업 이상 급인데 TV·모니터업체로서 이름은 낯설다. 

 

“하지만 수출만 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우성엔터프라이즈라는 브랜드를 생소하게 여기더군요. 더구나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다른 브랜드를 달고 판매하다보니 더 모르게 된 것 같습니다.

 

조현준 이사도 자사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눈치다. 하긴 디스플레이 강국이라 칭해지는 우리나라에서 모니터하면 삼성이나 LG부터 떠올리기 쉽다. 더군다나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에 TV·모니터 제조공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 우성엔터프라이즈 조현준 이사

 

“목표를 이룰 방법으로 내놓은 것은 ‘기술력’입니다. 저희 매출 대부분이 외국에서 일어날 만큼 국외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를테면 잘 아시는 ‘필립스’의 TV 스탠드 공급처 1위 업체가 저흽니다. 독일 ‘로에베(Loewe)’사에도 저희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성엔터프라이즈의 수출 비중은 상당히 높다. 2004년 ‘도시바’에 TV 스탠드 납품을 시작으로 지금은 샤프, 필립스, 파나소닉 등 알만한 기업은 대부분 진출했다. 사업 분야 역시 스탠드에서 TV 베젤로, 외관 관련 부품으로 확장하더니 이제 TV·모니터 완제품까지 내놓게 됐다.

 

▲ 우성엔터프라이즈 외관

 

처음에는 우리나라에 제조 공장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 신기했을 뿐이다. 국내 제조 산업, 특히 IT 분야 공장은 중국 땅으로 옮긴 지 옛일이다. 하지만 이제 다른 것보다 그들이 TV·모니터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왜 황금알을 낳던 스탠드 사업을 잠시 뒤로하고 TV·모니터 사업에 뛰어든 것일까?

 

“완제품 TV·모니터 시장에 뛰어든 첫 번째 이유는 수출 이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유럽 FTA 덕에 우리나라 TV 완제품 제조사에게 주어지는 관세 혜택이 큽니다. 둘째는 우리 기술력이면  TV·모니터 역시 국외시장에 나가 ODM(제품 디자인부터 개발, 생산 등 전 과정을 제조사가 맡는 방식) 제조까지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성엔터프라이즈는 기술력을 늘리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힘썼다. 바깥으로는 2009년 대우일레트로닉스 TV사업부분이 분사될 때 관련 인력을 대규모로 영입해 힘을 보탰다. 또 모니터 유통업체인 ‘이시스’를 인수해 유통라인을 강화했다.

 

안으로는 자체 디자인팀을 꾸려 제품 디자인은 물론 금형 설계까지 직접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생산설비 관계자와 엔지니어 상당수를 국내 대기업 출신 기술자로 뽑아 내실을 다졌다.

 

알고 보니 우성엔터프라이즈의 TV·모니터 사업진출은 다짜고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기반부터 차근차근 다진 덕에 외국에서 빠르게 인정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우성엔터프라이즈엔터프라이즈의 작년 전체 매출액은 1,300억 원에 달했다.

 

 

▲ 위큐브 TV  생산 라인 전경

 

 

목표는 ‘브랜드 강화’ 전략은 ‘철저한 검수’

 

우성엔터프라이즈에서 내놓은 브랜드는 ‘위큐브(Wecube)’다. 조현준 이사에게 목표가 무엇이냐 묻자 그는 두말없이 ‘인지도 강화’를 꼽아 들었다. 외국은 물론 우리나라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것이 첫째 목표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형 광고’가 답이겠건만 우성엔터프라이즈는 다른 쪽으로 고집을 부린다. 기술력을 키워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 명성은 절로 따라온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투자해온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난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품질에 대해 자신만만할 수 있는 것일까. 그 답은 제조공장에 마련한 검수실에서 엿볼 수 있었다.

 

 

▲ 우성엔터프라이즈 제조공장 시험실 전경

 

우성엔터프라이즈는 생산 뒤 검수를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꼽고 있다. ‘TV 신호실’은 기본이다. 우리나라와 유럽으로 TV 신호를 송출하는 장비를 모아놓고 수신 성능을 검사한다. ‘에이징’이라 이름 붙인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시험실도 있다. 업체 관계자는 ‘강건한 내구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험’이라며 수출을 위해서 꼭 해야 하는 과정이라 귀띔했다.

 

 

▲ 에이징실에서 시험 중인 제품들

 

대기업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항온항습 시험실’도 마련해놨다. 어떤 온도나 습도에서도 견뎌내려면 꼭 필요한 시험. 소비자 손에 돌아갈 제품은 이 모든 과정을 필수로 거친다.

 

결과도 노력을 배신하지 않았다. 우성엔터프라이즈는 현재 홈플러스와 손잡고 PB상품(백화점·슈퍼마켓 등 대형소매상이 독자적으로 내놓은 브랜드 상품)을 기획해 보급형 TV·모니터 시장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2012년에는 방송통신위의 보급형 HDTV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제조사로서는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할 만한 성과다.

 

 

▲ 완성 단계에 이른 위큐브 TV

 

“우리는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나라에 기업 ‘우성엔터프라이즈’와 TV·모니터 브랜드 ‘위큐브’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저희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외시장을 공략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계속 부딪히며 ‘수출탑’에 올랐을 때 깨달은 것은 하나입니다. 소비자를 배신하지 않는 품질. 인지도는 이것이 만들어줄 것입니다.”

 

조현규 이사의 말처럼 우성엔터프라이즈의 TV·모니터 사업은 이제 시작이다. 중견기업이라는 빛나는 명찰은 떼어버린 지 오래다. 마지막 제품 한 대까지 완벽함을 추구하며 소비자를 만족하게 하는 것. 이것이 국내 시장을 공략할 우성엔터프라이즈의 전략이다.

 

베타뉴스 최낙균 기자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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