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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상품 써보니…] 삼성전자 NX200

강형석 | 2012-02-06 10:50:50

콤팩트카메라를 주로 생산하던 삼성전자가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선보인 것은 2006년 경에 펜탁스와 손잡고 개발한 DSLR 카메라 GX-1 시리즈였다. 삼성의 첫 렌즈교환식 카메라지만 헤드부의 로고만 삼성이었지 사실상 펜탁스 카메라와 다를 것이 없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이후, 마운트만 펜탁스의 것을 공유하고 일부 자체 생산한 부품을 넣기 시작한 것이 GX-10과 GX-20이었다. 이 때부터 삼성전자의 광학기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점을 찍은 시기가 바로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NX 시리즈다. NX10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였고 제법 괜찮은 성능에 타 DSLR과 동일한 APS-C 규격의 이미지 센서를 써 경쟁력을 갖췄다. 렌즈 또한 첫 데뷔한 카메라 치고는 탄탄해 카메라 애호가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브랜드가 됐다.


NX 시리즈는 계속 발전했고 NX100에 이어서는 조금 더 대중적인 모습과 높은 완성도로 국내 카메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소형 디지털 카메라만 만들 것 같았던 삼성전자가 미러리스 시장에 빨리 뛰어들면서 탄탄한 유저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NX200은 삼성전자가 ‘우리도 할 수 있다’를 넘어 ‘따라올테면 따라와라’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제품이다. 2,0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와 최대 감도 ISO 12,800, 초당 7매 연사 등 동급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 정도 사양이면 사실상 경쟁제품은 소니 NEX-7 정도 밖에 거론되지 않는다.


플래그십 사양에 도달한 삼성 NX200. 타 미러리스 카메라를 제치고 우뚝설 수 있을까?

 


◇ 잘 다듬어진 디자인, NX100의 아쉬움은 충분히 상쇄 = 디자인은 앞서 선보인 NX100을 잇고 있다. 부드러운 라인을 바탕으로 곧은 직선을 잘 써 강하면서도 유연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투박하지 않으면서 절제된 디자인은 보기 좋다고 평가하고 싶다. 게다가 화이트가 주를 이뤘던 NX100과 달리 이번에는 블랙톤이어서 고급스러운 느낌도 주고 있다.


크기는 폭 117mm, 높이 63mm, 깊기 36mm로 비슷한 급수가 될 소니 NEX-7보다 조금 작고 카메라 무게는 220g으로 제법 가볍다.


작기 때문에 그립감이 걱정됐지만 NX100보다 강화된 그립부 덕에 걱정을 덜었다. 손에 쥐었을 때 이질감이 없고 일부는 고무를 덧대 파지감을 높였다. 그립부 디자인 자체는 NX100과 차이는 없는 듯 하지만 사소한 부분의 마무리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 정돈된 디자인은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한다.


버튼 인터페이스는 무난하다. 상단에 모드 다이얼을 달아 P/S/A/M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다이얼에는 여러 자동 모드도 추가해 편의성을 더했다. 후면에는 원터치 녹화 버튼도 달았고 감도나 초점, 노출 등 주요 기능을 배치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후면과 상단의 다이얼을 통해 조리개나 셔터 속도를 조절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후면 액정은 3형 크기의 AMOLED가 달렸다. 61만 화소 사양으로 100%의 시야율을 가졌다. 타 브랜드의 LED가 대부분 채용하고 있는 92만 화소 사양과 비교하면 수치적으로는 아쉬울 수 있지만 실제 체감적으로는 92만 화소 사양의 LCD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게다가 주간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장점이 많은 AMOLED 지만 타 카메라처럼 틸트나 회전이 되지 않는 것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액정을 보고 촬영하는 미러리스 카메라인 만큼, 향후 이 점에 대해 고민을 해줬으면 한다.

 

▲ 3형 AMOLED 화면이나 후면 인터페이스 구성은 제법 깔끔하게 되어 있다.


◇ 2,000만 화소의 고해상도 이미지... 성능은 만족, 결과물은 조금 아쉬워 = 삼성전자의 야심작 NX200을 가지고 촬영을 시작했다. 테스트 제품에 함께 제공된 렌즈는 흔히 말하는 번들렌즈 ‘SAMSUNG LENS 18-55mm F3.5-5.6 OIS i-Fn’이다. 기존 삼성렌즈와 달리 아이펑션(i-Function) 기능을 달아 조작성을 높인 제품이다.


먼저 사양을 확인해 보자. 제조사측이 발표한 것에 따르면, 센서는 2,030만 화소의 APS-C 규격을 쓰고 있다. 35mm 필름 대비 초점거리 1.5배 상당으로 18-55mm 렌즈를 쓰면 실제 필름 카메라의 27-82.5mm가 된다. 감도는 ISO 100부터 최대 12,800까지 지원한다. 나쁘지 않은 사양이다.


결과물 자체는 조금 아쉽다. 현재 장착된 18-55mm 렌즈가 2,000만 화소의 해상도를 제대로 커버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향후 삼성이 이 렌즈에 대해 리뉴얼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니면 고성능 라인업을 새로 전개해 고화소 센서에 대응해야 할 듯 하다. 이 제품을 쓸 소비자라면 이런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화소가 높으면 그만큼 렌즈도 중요하다.


표준 설정에서의 색감은 평이하다. 다양한 설정을 통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색감을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기본 결과물 자체는 심심할 정도. 삼성만의 컬러 밸런스 및 이미지 정책 확립이 필요해 보인다.


요즘은 카메라 특색 없이 포토샵으로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 낸다지만 아무리 만들어진 것이라도 결과물만 가지고 누구나 ‘삼성 카메라로 찍은거 같은데?’ 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많다.


고감도 노이즈 처리도 조금 아쉽다. 같은 2,000만 화소를 돌파한 소니 NEX-7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ISO 3,200 까지는 어느정도 잘 억제하는 모습이지만 ISO 4,000을 넘어가면서 디테일은 줄어들고 노이즈가 증가한다. ISO 6,400 부터는 붉은색 컬러노이즈가 불규칙한 패턴으로 크게 늘어 전체적인 사진 품질을 떨어뜨린다.


고화소 이미지는 곧 큰 용량을 의미하기 때문에 카메라는 이를 빨리 처리하는게 포인트다. NX200은 JPG 처리는 빠르지만 RAW 데이터 처리는 조금 굼뜬 편에 속한다. 용량이 크기 때문인데 RAW 파일 용량이 45MB가 넘어간다. 이 때문인지 RAW+JPG를 처리하는데 약 3초 가량이 소요된다. 연사라도 하면 밀린 버퍼를 처리하느라 카메라가 정지해 있는 상황도 발생한다.


NX200은 대중을 겨냥한 재미있는 기능이 다수 있다. 피부를 보정해주는 뷰티샷이나 이미지 후보정 기능인 매직프레임, 스마트 필터 등이 대표적이고 이 외에도 파노라마 촬영이나 픽처위저드 등 결과물을 다양하게 하는 기능들을 충실하게 담았다.


스마트 레인지는 다이내믹 레인지(DR)을 확보해 명부의 손실을 줄여주는데 도움을 주고 3D 효과나 왜곡을 보정하는 등 작지만 결과물에 도움을 주는 것들이 잘 준비돼 있다.


동영상 촬영은 당연히 최신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풀HD 해상도를 촬영할 수 있고 HD 해상도도 지원한다.

 


◇ 소비자 사로잡는 매력 갖췄지만, 아직 부족하다 = 삼성 NX200은 분명히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요소를 많이 갖춘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로 2,000만 화소라는 것 만으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가격 또한 본체 기준으로 최저가가 70만 원대에 형성돼 있어 부담 없이 접근 가능하다는 점이 큰 메리트라 하겠다.


삼성 NX 시리즈는 초기에 부족한 렌즈군이 아쉬움으로 지적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렌즈군을 선택할 수 있다. 광학적 성능 또한 여느 메이저 카메라 브랜드의 렌즈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인 것들도 있다. 하지만 단독 브랜드로 이끄는 만큼, 임팩트가 부족한 것은 삼성전자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일례로 소니나 파나소닉을 들 수 있겠다. 소니는 여러 전략적 요소가 있겠지만 칼 자이즈를 곁에 두고 있고 파나소닉은 라이카라는 굵직한 브랜드와 손을 잡았다. 삼성도 시장에서 파괴력을 가지려면 유명한 렌즈 브랜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분명 지금도 매력적인 제품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미지에 대한 정책이나 디자인 방향성, 조명 시스템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것들이 해결된다면 삼성 NX 시리즈는 미러리스 시장은 물론이요,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어느정도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베타뉴스 강형석 기자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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