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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시작 ‘ASUS 지포스 GTX 750’

강형석 | 2014-02-19 21:07:25


사람들은 언제나 새로움을 갈망한다. 그렇게 컴퓨팅 환경은 발전을 거듭했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언제든지 성능 좋은 제품들을 손에 넣으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고 생산성을 높인다. 물론 즐기는 측면에서의 환경도 눈부시게 발전했음은 물론이다.


컴퓨팅에서 꾸준히 발전하고 혁신을 이뤄낸 것은 바로 프로세서 시장이다. CPU와 그래픽 프로세서(GPU)가 그 주인공. 이 두 영역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꾸준히 미세공정을 적용하고 트랜지스터 집적량을 늘려가며 성능을 높여왔다. 하지만 CPU는 요 몇 년간 성능 측면에서 뚜렷한 발전 없이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반면, GPU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AMD와 엔비디아는 서로 제품을 출시하며 기술력 과시에 앞장섰다. 주기적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좋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는 케플러 설계를 확장한 지포스 GTX 700 시리즈를 AMD도 GCN(Graphics Core Next) 설계를 이어 라데온 R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앞에서 두 제조사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 지난 세대와 현세대에서는 동일한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2년간 발전이 없었다는 얘기가 되겠다. 물론, 그 사이 선보인 제품은 혁신적인 경우가 많았지만 시장은 더 좋은 제품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기나긴 공백 끝에 엔비디아가 먼저 칼을 들었다. 오래 전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발표를 통해 공개한 바 있는 맥스웰(Maxwell) 설계가 드디어 베일을 벗을 차례인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최상위 라인업이 아닌 보급형 라인업에서 맥스웰 설계의 비밀이 공개된다. 바로 지포스 GTX 750 시리즈를 통해서다.


▲ 보급형이지만 여느 비슷한 제품군 대비 월등한 성능을 보인다고 강조한다.


지포스 GTX 750은 이름에서 알 수 있겠지만 보급형 라인업에 자리하게 된다. 엔비디아도 이런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포스 GTX 650 Ti를 사이에 두고 지포스 GTX 750Ti와 GTX 750이 위치하게 된다.



700대 라인업이지만 성능으로는 GTX 660을 넘지 않는다. 팀킬(Team Kill)을 방지하기 위한 보험 정도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좋게 포장하면 GTX 660을 먼저 구매한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라고 짐작된다. 자연스럽게 라인업은 GTX 760 > GTX 660 > GTX 750Ti > GTX 650 Ti > GTX 750 > GTX 650 순으로 정리되면서 더 촘촘한 풀라인업 체제가 가동된다.


새로운 설계가 적용되면서 강조되는 또 다른 요소는 전력 대 성능비다. 이 역시 엔비디아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공개한 페르미 설계 기반의 지포스 GTX 550 Ti 대비 4년 만에 4배 가량 향상된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르미에서 케플러로 전환될 때 두 배 향상이라면 케플러에서 맥스웰에서는 다시 두 배 향상된 전성비를 보인다는 것이 흥미롭다.


▲ 지난 4년간 전성비는 4배 향상되었다고 강조한 엔비디아.


◇ 에이수스의 차세대 보급형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750’ – 에이수스 지포스 GTX 750은 엔비디아 GM107 코어를 쓴 차세대 보급형 그래픽카드다. 제품의 특성을 감안해 화려하지 않지만 제품 특성에 맞는 레이아웃을 채택하고 있으며, 제조사 특유의 기술을 잘 녹여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판은 블랙 색상이고 쿨러 또한 골드 색상 계열의 방열판과 블랙 색상 커버를 조화시켜 단단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 검은색 기판과 쿨러가 인상적인 에이수스 GTX 750.

 

▲ 방열판은 골드 색상이 적용되어 있다.


크기는 일반적인 보급형 그래픽카드 대비 약간 짧은 느낌이 든다. 공간 활용 측면에 이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만큼 원가 절감 가능성도 있으니 기대해 볼 만 하겠다. 크기로 짐작하면 대략 엔트리급 그래픽카드인 GT 640급 이하로 느껴진다.



레이아웃은 여느 그래픽카드와 다를 것이 없다. 2페이즈 전원부가 그래픽 프로세서의 전력 소모를 가늠하게 해준다. 새로운 그래픽 프로세서는 더 낮은 전력 소모를 이뤄냈다. 엔비디아의 자료에 따르면, 일반 GTX 750의 열 설계 전력(TDP)은 약 55W 수준으로 GTX 650이나 GT 640 보다 낮다.


이 외에 메모리는 GDDR5, 1GB 용량으로 이뤄져 있다. 128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모듈 4개 구성은 32비트, 256MB로 짐작되고 있다. 메모리는 변경될 수 있지만 에이수스 코리아가 제공한 샘플에서는 SK하이닉스 모듈을 쓴다. 5Gbps(1,250MHz)로 작동한다.


눈에 띄는 점은 보조 전원이 없다는 것. 그래픽 프로세서의 열 설계 전력이 55W이기 때문에 PCI-익스프레스 슬롯이 제공하는 전력으로 충분히 구동 가능하다. 이는 낮은 용량의 전원공급장치 사용자들에게도 득인 요소라 하겠다.


▲ 코드명 맥스웰(Maxwell)인 GM1107. 512개의 쿠다 코어를 지녔다.


그래픽 프로세서는 코드명 맥스웰(Maxwell)로 새로운 설계가 적용된 차세대 제품이다. GTX 750에서는 GM107로 보급형 코드가 각인되어 있다. 이를 미뤄봤을 때, 케플러 계열과 마찬가지로 최고 사양 맥스웰 코어는 GM100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엔비디아는 최고사양 제품 라인업을 공개해 왔는데 이렇게 보급형 계열을 먼저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맥스웰 설계는 케플러 설계와는 조금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 기존 케플러는 스트리밍 프로세서 익스트림(Streaming Processor eXtreme - SMX)가 192개의 쿠다코어로 구성되고 있었다. 맥스웰은 이를 128개로 줄였다. 이는 다시 32개의 쿠다코어가 4개로 나뉘는 모습이다. 32개의 쿠다코어는 1개의 컨트롤 로직이 관리한다. 엔비디아는 이를 스트리밍 맥스웰 멀티프로세서(Streaming Maxwell Multiprocessor)이라고 부르는 모양새다.


GTX 750 Ti는 이 SMM이 5개가 모여 총 640개의 쿠다코어(프로세싱 블록 20개)로 GTX 750은 1개의 SMM이 제외되면서 512개 쿠다코어(프로세싱 블록 16개)로 구성된다.



▲ SM을 여러 개로 나누면서 배정밀도 성능을 높였다. 물론 다양한 처리환경에서

성능 개선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구성의 장점은 단연 배정밀도 연산이다. 케플러는 SMX를 통해 병렬 컴퓨팅 연산을 하기 때문에 쿠다코어의 수가 적으면 이에 대한 성능도 낮을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GTX 타이탄 또는 GTX 780 Ti의 등장 이전에는 단순 배정밀도 연산으로 경쟁사의 그래픽카드를 앞설 수 없었다. 그러나 병렬 컴퓨팅 처리를 위한 프로세싱 블록 수를 늘리면서 자연스레 배정밀도 연산 기능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2차 캐시의 용량이 케플러 GK107의 256KB보다 8배 가량 증가한 2MB 가량이기에 기대감을 주고 있다.


GK107은 512개의 쿠다코어를 가지고 있다. 기본 작동속도 1,020MHz로 부스트 시에는 1,085MHz로 상승한다. 에이수스 GTX 750은 1,059MHz의 작동속도와 1,137MHz의 부스트 속도를 가지고 있으므로 약간 오버클럭이 이뤄져 있는 상태. 약간의 성능 향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쿨링 솔루션은 평범해 보이지만 에이수스 자체적으로 개발한 먼지 유입 방지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냉각팬 날개를 가공해 이뤄낸 결과로 열을 효율적으로 해소하는 것과 동시에 장시간 사용에 방해가 되는 이물질에서 제품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에이수스 자료에 따르면, 이 쿨링 팬은 기본형 디자인 대비 최대 2배 높은 풍량을 자랑한다고 한다. 이로써 발열은 20% 가량 줄고 소음은 30% 줄었다고.


◇ 에이수스 지포스 GTX 750의 성능은? – 에이수스의 차세대 보급형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750의 성능을 확인할 차례다. 4세대 인텔 코어 i7 4770K 프로세서와 DDR3 1,600MHz 8GB 메모리, 인텔 Z87 메인보드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에서 실력을 확인했다. 운영체제는 윈도우 7 얼티밋K 64비트가 쓰였다.

 

3D마크 - 클라우드 게이트

 

3D마크 클라우드 게이트의 테스트 결과, 총 점수로는 1만 9,199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그래픽에서 2만 8,118점, 물리에서는 9,099점이다. 지포스 GTX 650Ti 부스트와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는 듯한 결과일 듯 하지만 GTX 650Ti와 비교한다면 조금 우위에 있다고 예상되는 수치다.

 

3D마크 - 파이어 스트라이크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 항목에서의 수치. 점수는 3,577점을 기록했다. GTX 650Ti 보다 우위에 있고 GTX 650Ti 부스트 보다는 약간 부족한 수치다. 이 정도 성능이면 단순 보급형 정도로 치부하기에 제법 좋은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세부 항목으로는 종합 1,513점, 물리 1만 2,495점, 그래픽 3,723점 등이다.

 

유니진 헤븐 2.5

 

유니진 헤븐 2.5 버전의 테스트 결과치다. 1,920 x 1,080 해상도에서 쉐이더는 높음(High), 테셀레이션은 기본(Normal), 이등방 필터링은 16배, 안티 앨리어싱은 적용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평균 42.2 프레임을 기록했다. 최저 프레임은 13.9, 최고는 93.8 프레임이다. 최저와 최고 프레임의 편차가 제법 크게 보일 수 있겠다. 이는 화면 전환이 이뤄지거나 하는 부분에서도 체크가 되는 만큼, 크게 의미를 두지 말자. 육안으로 계속 확인 했을 때에는 제품의 성능에 맞는 움직임을 잘 보여줬다.

 

툼 레이더 - 게임 내 벤치마크

 

툼 레이더 게임 내 벤치마크 옵션을 통해 성능을 측정했다. 역시 유니진 헤븐과 마찬가지로 풀HD 해상도에 그래픽 품질만 높음 설정으로 진행했다. 트레스에프엑스(TressFX) 머리카락 연산 기능은 제외했다.

 

여기에서는 평균 54.5 프레임을 보였다. 최저 44.7, 최고 62.1 프레임을 보여 최저와 최고간 프레임 격차는 크지 않았다. 화면 움직임도 무난한 수준이었다. 여기서 TressFX 기능을 켜면 프레임은 50% 이하로 크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새로운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가치 제시한다 – 에이수스 지포스 GTX 750의 성능은 보급형이라고 하기에 제법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전력 소비가 낮아지면서 와트당 성능비는 이미 이전 세대를 앞지르고도 남는 수준. 이제 막 출시 단계이기에 가격적 메리트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알 수 없으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지 않을까 전망된다.

 


이 제품을 통해 기대되는 부분은 향후 선보이게 될 맥스웰 설계 기반의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아닐까 싶다. 지포스 GTX 800 시리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플래그십 그래픽카드는 아직 예정이 없지만 이 제품을 통해 앞으로를 내다볼 수 있다는 점이 뜻 깊다.


낮은 전력소모 동시에 탄탄한 성능,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는 에이수스 지포스 GTX 750. 새로운 차세대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가치를 어느정도 제시하고 있는 제품이라고 평가된다.

베타뉴스 강형석 기자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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