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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토즈와 스마일게이트, 잘못된 만남일까

김태만 | 2014-03-28 19:48:53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려는 IT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가 업계를 달군 한주였다.

 

스마일게이트의 선데이토즈 지분 인수, CJ E&M 넷마블의 텐센트 투자 유치 및 물적 분할,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VR 인수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미래를 예측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목적으로 이룬 과감한 투자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일련의 '빅딜'들이 모두 감탄스럽지만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중국에서 성공 신화를 쓴 스마일게이트의 선데이토즈 지분 인수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 때부터 표절 의혹을 받았음에도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의 최대 수혜자로서 급성장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하나그린스팩과 합병을 통해 우회성장하는 등 그야말로 애니팡 신드롬으로 굴지의 게임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올 1월 해외 유명 게임인 '캔디크러쉬사가'와 흡사한 '애니팡2'를 내놓는 이후부터 선데이토즈에 대한 기업가치와 미래 성장성에 대한 평가는 바닥을 쳤다. 사업수완이 좋은 회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창의력이 핵심 가치인 개발사로서의 가치는 인정받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런 와중에 스마일게이트의 선데이토즈 지분 인수는 허탈감을 더했다. 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치고는 단기적이고, 한계가 보이는 무리수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 입장에서는 스마일게이트를 통한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야욕이 있었지만, 스마일게이트는 수명이 한정된 애니팡 시리즈를 통한 내수 시장 확보에 1천 200억원이란 거금을 퍼부은 꼴이 됐다.

 

애니팡2는 레벨 지역이 올라갈수록 난이도는 높고, 턴의 횟수는 줄어든다. 턴을 비롯한 5개의 유료 아이템은 과도한 현금을 유도하고 있다. 당연히 레벨 지역이 올라갈수록 감당 못한 이탈자는 많이 생기기 마련이다. 게임의 본질은 재미에 있지만 '애니팡2'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셈이다.

 

또한 무엇보다 표절 의혹으로 흠집 난 흔한 게임을 받아줄 해외 퍼블리셔가 몇이나 될까도 의문이다. 양사에 득 될게 딱히 없어 보인다는 말이다. 당장의 돈을 쫓은 투자로밖에 안 보이는 이유다.

 

넷마블처럼 텐센트의 직접적인 투자를 받아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에 활로를 뚫은 경우라면 모를까 스마일게이트와 선데이토즈의 만남은 이도 저도 아닌 모양새다.

 

반면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VR 인수는 '신의 한수'로 불린다. 게임의 미래를 내다보고, 가상현실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스를 개발한 오큘러스 VR을 품은 페북의 결단에 전세계가가 깜짝 놀랐다.

 

인수 금액도 무려 2조 2천억원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확실한 기술력, 창의성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페복의 오큘러스 VR 인수 소식에 많은 게임사들을 긴장하게 한 것만 봐도 진정한 '빅딜'이었다.

 

과거 게임업계 인수 중 넥슨도 빼놓을 수 없다. NXC 김정주 회장의 '던전앤파이터'의 네오플과  '서든어택'의 게임하이 인수도 신의 한수 였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한 이후 뚜렷한 성과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당시 인수 금액만 약 8,045억 원이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전환하던 시기에 온라인 게임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양 사의 연대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지만, 함께 개발 중이던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 2'는 중단된 사례만 남기고 말았다.   

 

작년에는 게임빌의 700억원대 컴투스 인수도 파격적이었다. 피처폰 시절부터 스마트폰 시대까지 함께한 양사의 합병 소식은 업계의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당시 성공적인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한 CJ E&M 넷마블과 위메이드의 시장 형성이 빠르게 자리잡고 있던 시기였다.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지만 게임 기업은 특히 더 미래 가치에 긴 안목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자만심에 빠져 막대한 자본금을 앞세워 당장의 이익만 좇다가는 우리도 ‘아타리 쇼크’를 맞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표적으로 스마일게이트와 선데이토즈가 고민해볼 일이다.  

 

 

 



베타뉴스 김태만 기자 (ktman21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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