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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업계, '인공지능'(AI) 쇼핑 시대… '고객 맞춤형' 서비스 경쟁

박지수 | 2017-08-08 18:05:26

4차산업혁명 시대, 스마트한 쇼핑 환경 중요성 ↑
롯데백화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 그룹 차원 발빠른 대비
현대백화점, 진화한 인공지능 서비스
신세계백화점, 인공지능쇼핑시스템 자체 개발

백화점업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인공지능(AI)과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백화점업계가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급격히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모양새다.

8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이른바 유통공룡들은 고객들에게 스마트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힌 인공지능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고객이 롯데백화점 쇼핑 도우미 엘봇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기술 확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신기술과 우리 사업의 연결고리를 찾아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상반기 그룹 사장단회의에서 당부한 말이다.

롯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AI 기술 도입 등 백화점뿐만 아니라 그룹차원에서 4차산업 혁명을 발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AI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마케팅 부문 옴니채널 담당 산하에 'AI 태스크포스(TF)팀'을 세우고, 기술을 상용화하고 각 계열사에 접목시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롯데백화점은 오는 12월 상용화를 목표로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추천봇'을 개발 중이다. 추천봇은 고객의 질의나 문의의 의도를 정확히 찾아내고 응대할 수 있는 로봇으로 고객의 구매정보, 온라인 행동정보, 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유행하는 패션상품을 제안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은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에 그동안 유통업계의 리더로서 축적한 노하우를 접목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개인 융합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IBM의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1월에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정식으로 TF팀을 발족했다.

지난 4월 롯데백화점은 AI 기술을 접목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로봇 쇼핑 도우미인 '엘봇'을 도입했다. 말하고 움직이는 엘봇은 고객에게 다양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최적의 상품을 추천한다. 또 메신저에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일상언어로 답한다.

엘봇은 본점에 들어선 유명 식음료(F&B) 매장을 고객에게 추천하고 매장 위치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펼치고 있다. 또한, '3D 가상 피팅 서비스'와 픽업데스크 이용 방법도 소개해 준다.

아울러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가 가능한 상담원을 연결해 복잡하고 구체적인 안내 서비스를 원하거나 외국어 통역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고객들에게 간단한 터치 만으로 해당 직원과 영상으로 연결한다.

▲쇼핑봇이 현대백화점에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통역서비스+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춘 진화한 쇼핑도우미

현대백화점은 지난 7일 AI를 기반으로 한 통역 기술과 춤·사진 인화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춘 말하고 움직이는 로봇 쇼핑 도우미 '쇼핑봇'을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도입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AI 통역 기술이 적용된 로봇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쇼핑봇은 통역이 가능한 상담원과 연결해 주는 것이 아닌 로봇이 그 자리에서 직접 통역을 해준다.

쇼핑봇에는 한국어 기반 음성인식 통역 소프트웨어인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이 탑재됐다. 지니톡은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한글과컴퓨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기술로 우선 영어·일본어·중국어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향후 현대백화점은 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아랍어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쇼핑봇은 통역 기능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갖췄다. 쇼핑봇은 고객 움직임을 인식해 따라다니면서 클래식·가요 등 노래를 들려준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사진촬영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밖에 매장위치 설명, 서비스 시설 가이드 등 기본적인 쇼핑안내 기능도 갖췄다.

현대백화점은 외국인 고객들의 매출 비중이 높은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에 쇼핑봇을 우선적으로 선보이고, 향후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 등에도 쇼핑봇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쇼핑시스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고객분석시스템을 가동해 고객 맞춤형 1대 1 소통이 가능한 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쇼핑시스템 'S마인드'를 개발한 바 있다.

모든 고객에게,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직접 마케팅(DM)과는 달리 S마인드는 고객 개개인이 원하는 맞춤형 브랜드, 쇼핑정보 등을 앱을 통해 자동으로 소개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구글이나 IBM 등 해외 정보통신 기술기업과 협업이 아닌 4년여 동안 국내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했다.

한편, 국내 백화점업계가 AI 기술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로는 온라인 쇼핑 등 다양한 유통채널이 생겨나면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로 역시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36조87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18.9% 뛰어 올랐다. 반면 백화점 매출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과거에는 백화점들이 점포를 열어 손님을 맞으면 그만이었지만, 다양한 채널의 등장으로 이제는 백화점들이 적극적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고, 원하는 제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백화점업계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AI를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적절한 시기에, 원하는 상품을 정확하게 추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베타뉴스 박지수 기자 (pj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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