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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후계자는 신동빈', 신격호 유언장 공개에 신동빈 입지 공고화

곽정일 기자 | 2020-06-25 10:09:15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후계자라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유언장이 공개되면서 신 회장의 입지가 공고화됐다.

24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신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이 발견됐다. 유언장에는 사후 한국과 일본, 그 외 지역의 롯데그룹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유언장은 지난 2000년 3월 신 명예회장이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신 명예회장 사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됐던 사무실 유품정리 중 발견됐다.

롯데지주측은 이달 일본 법원에서 법정 상속인인 네 자녀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된 유언장의 내용에 대해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과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며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신 명예회장의 유지(遺旨)가 담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 같은 유언장의 내용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및 이사회 종료 후 화상회의 형식으로 소개하면서 "더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창업주님의 뜻에 따라 그룹의 발전과 롯데그룹 전 직원의 내일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과 경영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해당 유언장에 대해 `법적 효력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또한, 신동주 회장은 사후 5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부지에서 유언장이 발견됐다는 점이 부자연스럽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측도 법적 효력이 없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신 명예회장의 그룹 후계 구도의 의지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고 있다. 롯데그룹은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은 맞지만, 법적 효력보다는 신 명예회장이 생전 생각했던 후계 구도가 문서로 명확히 확인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언장에는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대해서는 연구개발에 참여하라는 내용과 (창업주) 형제들에게는 일체 경영에 간여하지 말라`는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언장 공개로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4일 신 회장을 오는 7월 1일 자로 사장과 최고경영자로 선임했고, 신동주 회장이 제기한 신 회장 이사 해임 안건도 부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신 명예회장의 유언장까지 발견되면서 롯데그룹은 물론 일본 롯데홀딩스도 신 회장을 오롯이 인정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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