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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영업손실 여파 전사적 희망퇴직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곽정일 기자 | 2024-03-26 08:36:45

이마트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이마트가 지난해 첫 연간 영업손실 여파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힌 가운데 그 반응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희망퇴직 공고를 게시했다. 이마트 측은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24개월 치 월 급여 상당의 특별퇴직금과 2500만원의 생활지원금 등을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번 희망퇴직의 배경에는 지난해 영업손실 및 영업환경의 악화로 보인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건설 계열사의 대규모 적자 여파로 연결 기준 첫 손실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도 매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16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27.4% 감소한 1880억원에 그쳤다.

실적 반등을 위해 지난해 이마트,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오프라인 매장 기능 통합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점포 리뉴얼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원래 희망퇴직은 그 자체가 정리해고 전 절차와 같은 부정적 이미지로만 쓰이고 여전히 직장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단어 중 하나이긴 하다. 하지만 소수의 최근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오히려 좋은 조건의 희망퇴직은 재도약의 발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 소식을 들은 한 20대 청년은 "(이마트 측의)조건을 보면 다른 업종으로 이직하거나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오히려 1~2년 새출발을 위해 희망퇴직 후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희망퇴직의 주 대상이 30대 중후반 또는 40대라는 점에서 실질적·정신적 고통으로 다가온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40대 직장인 B씨는 "결국 오랫동안 헌신한 회사가 어려워지자 바로 퇴직카드부터 꺼내는게 우리 기업의 현실"이라며 "저 조건이 처음엔 좋아보이지만, 막상 나와서 저 돈을 잘 굴려서 나 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계까지 잘 책임지기는 쉽지 않다. 두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은 경영진이 책임은 근로자가'라는 식의 책임전가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해당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영업손실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총 책임자인 회장이나 경영진이 져야 하거나 최소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왜 경영에 대해서는 권리를 주장하면서 막상 그 경영에 대한 책임은 근로자 전체의 공동책임을 강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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