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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인하 가능할까… 美 CPI 쇼크 속 커지는 의구심

박은선 기자 | 2024-04-11 17:40:26

연준 첫 금리인하 전망 `7월 혹은 9월`로 밀려
시장, 연준 '더 늦게, 더 적게' 인하 전망 부상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개월 연속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고착화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7월이나 혹은 9월이나 돼야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4분기로 밀릴 전망이다.

▲ 미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임대료와 운송비 상승 등으로 3개월 연속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면서 인플레이션 고착화와 함께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하 사진=©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달보다 0.4%, 지난해 동월 대비 3.8% 상승해 모두 2월 상승률과 같았으며, 이는 모두 전문가의 예상치보다 0.1%포인트씩 웃돌았다.

경기 호조에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커지면서, 대세로 여겨지던 ‘6월 금리 인하설’이 힘을 잃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달러화와 국채 수익률 상승과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임대료가 시장의 예측을 뒤집고 지속해서 강세를 보였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도 자동차 보험과 수리와 같은 운송비와 의료서비스 부문으로 인해 예상보다 상승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자칫 경기침체가 촉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금리인하 신호를 보냈지만 이를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다만 블룸버그는 이날 CPI 보고서가 지난달 물가에 대한 최종 결론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 상무부는 26일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며,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달 2.8%를 기록해 CPI보다 연준의 목표 2%에 더 근접해 있다.

게다가 임대료와 자동차 보험 등 3월 CPI 강세 요인 상당수는 PCE 가격지수에서는 가중치가 낮아서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한편 연준이 '더 늦게, 더 적게(later and fewer)'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 횟수를 2회로 보고 있으며, 1회만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다.

실제로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미 증시 마감 무렵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연 5.25∼5.50%로 동결할 확률을 83%로 반영했다. 하루 전만 해도 이 확률은 43%였다. 또 6월을 시작으로 올해 3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골드만삭스와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이제 각각 7월과 9월에 두차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 ©달러인덱스가 한때 105.3를 찍는 등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1일 원/달러 환율이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대비 9.2원 뛴 1,364.1원에 마감했다.

금리 인하시점 지연 소식에 실망한 뉴욕 증시는 이날 1% 안팎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422.16포인트(-1.09%) 내린 38,461.51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9.27포인트(-0.95%) 내린 5,160.64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6.28포인트(-0.84%) 내린 16,170.36에 각각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앞서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위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통화 정책 전환 지연 우려가 재차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는 2%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려 격차를 벌이기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가 6~7월에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하반기에 낮출 가능성이 크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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