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됨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증시 방어주, 금, 국채 등의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상반기 대형기술주 투자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이제는 금리인하와 미국 대선 등에 대비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달 들어 주식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부문은 부동산(+3.0%)·유틸리티(+2.9%)·필수소비재(+2.2%) 등이었다.
주택임대료나 가스 및 전기요금, 필수 가정용품 등은 소비자들이 지출을 쉽게 줄이지 못하기 때문에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주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배당을 많이 지급하는 주식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낮출(빅컷) 확률을 27%로 봤다.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73%로 반영했다.
금도 3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값은 올해 들어 25% 상승해 S&P 500지수 상승률을 앞질렀다. 주식이나 채권처럼 배당금이나 이자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는 것도 금 투자의 매력으로 평가된다.
금리 인하는 일반적으로 금값에 긍정적인 요소다.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 예금과 채권의 수익률이 낮아져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다.
국채에도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2일 연 3.679%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에 마감했다.
한편,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P 글로벌 투자위험 선호지수는 2023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가능성은 신흥시장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율 관세 등 무역장벽을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신흥국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점에서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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